디지털미디어

1.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배경

오늘날 미디어는 물과 공기처럼 인간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신문, 라디오, TV등 전통적인 미디어는 물론이고, 이동형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미디어는 그 자체가 의미와 상징의 전달 수단으로서 오락적 기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정보 교환, 의사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됨으로써 우리 삶의 핵심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보다 미디어의 존재 양식과 처리 방식, 전달 방식이 총체적으로 변화됨으로써 그것이 과거와 달리 미디어의 양적 변화뿐만 아니라 질적 변화를 야기하고 나아가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활 패턴과 사고방식, 가치관까지 변화시키는 심층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의 미디어 확산 속도는 과거와 달리 유래 없이 빨라지고 있고, 미디어 생태계는 이전 미디어에 기반을 둔 진화적 발전이 아니라 신기술 출현에 의해 혁신적 미디어가 새롭게 등장하여 기존 매체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등 도약적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와 같은 미디어 변화의 근본 동인은 바로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촉발된 디지털 기술의 전방위적 확산에서 기인한다. 변화는 신문, 방송 등 전통 미디어가 디지털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들의 등장을 포함한다.

디지털이란 개념이 대중화된 것은 198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과 때를 같이하지만, 디지털 미디어가 대중적인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통속적 의미의 디지털 미디어는 디지털 카메라, MP3플레이어와 같은 대중적 디지털기기의 보급으로 인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 전까지는 뉴미디어니, 멀티미디어니 하는 용어들이 훨씬 자주 활용되는 미디어 용어였다.

즉,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 미디어들은 1990년대 전후 컴퓨터 반도체 기술과 원거리 전송기술, 즉 텔레커뮤니케이션의 혁신적인 발전이 중요한 기반이기는 하더라도 많은 부분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고, 이에 반해 199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새로운 미디어인 디지털 미디어는 같은 시기에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디지털 압축, 전송, 저장기술의 혁신을 중요한 기술적 토대로 삼아 기존의 방식에 비해 훨씬 방대한 양의 정보를 더욱 더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전 시기의 뉴미디어와 구별된다.

디지털 미디어는 앞서 활용된 뉴미디어, 멀티미디어란 용어와 마찬가지로 다분히 디지털 기술의 등장과 때를 같이 하는 기술 지향적 개념으로서, 무엇보다 컴퓨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의해 등장하였고 성장, 발전하고 있다.

1) 개인용 컴퓨터(PC)의 고성능화와 대중화

기술적 요인을 상술하면 첫째, 개인용 컴퓨터(PC)의 고성능화와 대중화를 들 수 있다. 컴퓨터를 대중적 미디어로 확산시킨 것은 1981년 IBM사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도스(DOS) 운영체제를 채택한 IBM PC였다.

컴퓨터의 고성능화는 크게 중앙처리장치(CPU), 주기억장치(main memory)인 디램(DRAM), 보조기억장치인 하드디스크(HDD)의 고속, 고용량화 그리고 주변장치 접속 규격의 고속화에 의해 가능했다. 과거 초당 명령어 처리속도는 메가헤르츠(MHz) 단위에서 기가헤르츠(GHz) 단위로 발전하였고, 최근에는 멀티테스킹 성능 향상을 위해 하나의 물리적 CPU에 네 개의 중앙처리장치를 채택한 쿼드 코어 방식이 보편화돼 HD급 고화질 영상도 무난히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DRAM 및 HDD는 기술 발전에 의한 기록 밀도 향상 및 가격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저비용 고용량 채택이 가능해져 고용량 데이터 처리 및 저장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컴퓨터에 연결하는 주변 기기들의 다양화와 접속 기회가 증대함에 따라 주변장치 접속 규격이 컴퓨팅 속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대두되었다. 컴퓨팅 업계의 표준화 노력으로 USB가 표준 주변장치 접속 규격으로 채택됨에 따라 일반인들도 다양한 주변기기를 PnP(Plug and Play) 자동 인식 기능에 의해 쉽게 연결해 정보를 고속 전송할 수 있게 되었다.

개인용 컴퓨터(PC)의 대중화는 사용자 편이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GUI(graphical user interface)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과 음악, 동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능의 확대에 의해 이루어졌다. 초기의 PC는 도스(DOS) 운영체제와 같이 텍스트 기반의 명령어 처리 환경이어서 일반인들이 배워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기기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콘, 마우스, 그래픽 메뉴를 채택한 GUI 환경의 보급은 컴퓨터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 최초의 GUI는 애플이 1984년 개발한 매킨토시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으나,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개념을 차용한 독자적 GUI 환경인 윈도즈(windows) 운영체제를 개발, 보급함으로써 이제 GUI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표준 인터페이스로 다양한 미디어기기에 적용되고 있다.

지금은 기본이 된 멀티미디어 기능은 처음 컴퓨터가 개발되었을 때는 생소한 개념이었다. 그러던 것이 PC가 등장한 지 10년 남짓한 기간 안에 음악, 동영상을 처리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능이 구현됨으로써 멀티미디어 PC란 이름으로 가정 내 오락용기기로 급속히 보급되기 시작했다.

2) 네트워크의 고속화, 광대역화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에 영향을 미친 두 번째 기술적 요인으로 네트워크의 고속화, 광대역화를 들 수 있다. 특히 이 분야에 있어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네트워크의 확산은 가정의 경우 인터넷의 보급, 온라인 게임, 네트워크 게임의 활성화가 주된 원인이고, 기업의 경우 업무 효율화 차원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 기업용 어플리케이션의 증대로 인해 컴퓨터 간, 컴퓨터-서버 간 네트워크 연결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초 등장한 인터넷은 디지털 미디어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되었다. 월드 와이드 웹(www)의 출현으로 인터넷은 컴퓨터 통신망에서 콘텐츠를 유통하는 디지털 미디어로 급성장했다. 인터넷은 그 자체가 컴퓨터 간의 물리적 연결망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상호 클라이언트-서버가 됨으로써 정보와 컴퓨터 자원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아날로그 미디어 환경에서 디지털 미디어 환경으로 급속히 전환되게 된 것도 근본 원인을 추적해 보면 인터넷이 그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이 상업화되자 이를 계기로 고속 접속 요구가 증대하면서 네트워크 환경의 고속화가 급격히 이뤄진다.

3) 다양한 휴대용 디지털기기의 보급 활성화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에 영향을 미친 세 번째 기술적 요인으로는 다양한 휴대형 디지털기기의 보급 활성화를 들 수 있다. 일반인들이 대중적 개념으로서 디지털 미디어를 인식하게 된 것은 전술한 바와 같이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와 같은 휴대형 디지털기기의 등장과 보급이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미디어는 10대, 2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통과 공유, 놀이와 접촉에 있어서 우회할 수 없는 문화적 코드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미니홈피, 블로그 등 개인 홈페이지 붐과 함께 폭발적으로 사용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휴대형 디지털 미디어기기의 보급은 소형화, 경량화 기술의 발전과 이동형 라이프스타일로의 변화에 힘입어 향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4) 기타 시장, 사회적 요인

시장 요인으로는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사회 전반적으로 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IT와 문화, 교육, 오락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접목된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향후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산업 중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으며, 디지털 미디어는 새로운 콘텐츠를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는 매체 겸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 디지털 미디어 환경 변화

디지털 미디어를 둘러싼 환경 변화를 크게 이해관계자 측면에서 산업 환경과 소비자 환경으로 나눠 살펴보고자 한다. 문자, 소리, 영상 등 이질적인 정보를 비트(bit)라는 단일한 신호체계로 통합 처리하는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으로 방송과 통신, 유선과 무선 등이 하나로 통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현상이 산업 전반에서 가속화됐다. 이에 전통 미디어 시대에 일방적인 수용자로 머물렀던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 원하는 채널을 통해 취사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이용자로 변화하고, 나아가 스스로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거듭난다.

1)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

디지털 미디어 등장 이전의 전통적 미디어 시대에는 기능과 매체의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유통 방법, 네트워크, 기기를 사용했다. 음성은 유무선 전화, 이미지는 팩스, 방송은 전파를 활용해 TV 수상기로 전송되는 등 미디어 간 영역은 명확히 구분되었고, 서로 다른 법과 제도적 규율체계에 의해 유지, 발전돼 왔다.

지난 수년간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의 결합에 의해 미디어 영역간 경계가 무너지고 단일한 유통 방법, 네트워크, 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렴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디지털 컨버전스라고 부른다. 이러한 융합 현상은 크게 기기 측면, 서비스 측면, 네트워크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이는 결국 산업간 융합으로 귀결된다. 우선 기기의 융합은 기존의 컴퓨터, 통신, 정보가전기기의 결합으로 나타나고, 서비스의 융합은 테이터, 음성, 영상 서비스의 결합으로 나타나며, 네트워크의 결합은 방송망, 통신망, 인터넷망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디지털 컨버전스는 방송의 디지털화와 통신의 광대역화에 의해 가속화돼 정보, 오락, 커뮤니케이션, 거래의 혁신 등 다차원적 변화를 초래한다.

산업간 융합은 초기 단계에 미디어 산업 내 융합으로 시작돼 점차 금융, 가전, 유통, 교육, 의료 등 타 산업과의 융합으로 확산되는 등 전면적인 양상으로 전개돼 간다.

디지털 컨버전스를 통해 방송과 통신의 융합, 유선과 무선의 융합 등 이종 산업간 가치사슬의 해체와 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 산업, 서비스 및 단말이 출현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를 촉발시킨 디지털 기술은 콘텐츠의 생산, 유통 비용을 현저히 낮추고, 다양한 신규 유통 채널을 만들어 전통적인 미디어 시장이 가지고 있던 콘텐츠 생산, 유통, 소비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네트워크 우위를 약화시키고 미디어 산업간 경쟁을 촉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서로 다른 산업 영역의 사업자들끼리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투자와 제휴, 합병이 확대돼 미디어 산업간 경쟁의 벽이 허물어졌고, 그 결과 콘텐츠 생산, 유통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통신, 인터넷, 방송 분야의 다수 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향후 미디어 기업간 경쟁은 가치사슬 내 수직, 수평 통합을 통해 다양한 유통 채널과 콘텐츠를 확보하고 다양한 제품, 서비스의 조합을 통해 고객을 고착화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복합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경쟁 양상을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 프로슈머(prosumer)의 등장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수용자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대중 개념을 거부하며,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을 아우르는 프로슈머(prosumer)로 존재한다. 이제 정보의 이용자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수용하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정보를 찾아서 활용하는 능동적 사용자(user)로 변화되었다. 정보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용자들은 이제 발전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직접 정보를 만들어내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멀티미디어 환경에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되었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콘텐츠 이용자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네크워크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단계에 이르게 되면 이용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이용하거나 검색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다른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제공자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정보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여 제공하는 생산자를 일컬어 생산소비자(prosumer)라고 한다.

프로슈머는 오늘날 다양한 영상 매체의 확산과 함께 등장한 세대이고, 그런 점에서 이전 세대에 비해 감성적 성향을 가진 감성 세대라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 문자문화로부터 영상문화로 이동함에 따른 것이다. 감성세대의 행동 양식은 문화 중심적이고 이미지를 중시하며 엔터테인먼트를 추구하며,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탈권위적이고 개방적이며, 자기 정체성과 자기표현을 중시하고 변화를 요구하며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최근 개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콘텐츠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프로슈머의 시대는 사진, 음악 등과 같은 콘텐츠를 직접 가공하고 제작하여 공유하는, 이른바 C세대(content generation)의 등장으로 연결된다.

이제 콘텐츠 생산 및 유통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디지털 문명 속에서 양방향 매체가 발달하고, 값싸고 다루기 쉬운 기자재를 이용한 일반인의 문화 참여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콘텐츠는 누구나 만들고 유통시킬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즉, 콘텐츠 창작자와 콘텐츠 소비자 간의 경계가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도 기자나 PD, 제작자 등 소수에서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 모두가 정보원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3. 디지털 미디어의 개념

1) 디지털의 의미

디지털(digital)이라는 용어는 손가락을 뜻하는 라틴어 ‘digit’에서 나온 것으로, 숫자를 세는 데 쓰인다. 반면 아날로그(analog)의 신호와 자료는 연속적인 물리량으로 나타낸 것으로, 어원은 영어의 ‘analogus(비슷한)’와 같다.

우리는 거시적인 자연에서 얻는 신호는 대개 아날로그이다. 이를테면 빛의 밝기, 소리의 높낮이나 크기, 바람의 세기 등이다. 쉽게 설명하면 인간이 느끼는 모든 느낌이 아날로그이다.

디지털 미디어는 디지털과 미디어를 결합한 용어로서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 이론으로 디지털이란 전압이나 전류처럼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물리량으로 표현되는 아날로그의 상대적 개념으로서 아날로그와는 달리 낮은 전압의 전기 충격(pulse)의 유무, 혹은 1과 0이라는 불연속적이고 단절적인 두 가지 2진 요소의 조합으로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경험론상 현실 세계의 시공간과 그 구성 요소들은 모두 연속성을 띠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감각구조에 부합된다는 점에서 아날로그가 훨씬 친숙하고 감성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은 이제 이 아날로그 세상의 모든 연속적인 존재들을 분절화된 불연속의 세계로 재편하여 0과 1이라는 단일한 신호체계 속으로 흡수, 통합시키고 있다.

아날로그라는 용어는 어원상 ‘유사(analogy)’함을 의미하는 용어로, 자연계의 물리량을 있는 그대로 유사하게 표현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아날로그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음파라고 할 수 있다. 음파는 소리의 주기적인 진동으로서 사인(sine)곡선의 형태로 표현되고 아날로그 신호도 이와 같은 형태를 띤다.

디지털은 2진법 숫자로 모든 정보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디지트(digit)는 손가락이란 의미로 셀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디지털 신호의 기본 단위인 1과 0을 ‘비트(bit)’로 지칭하는데, 이는 바이너리 디지트(binary digit)를 합성한 용어이다.

신호 처리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되는 근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날로그가 훨씬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아날로그는 신호 변환과 전송 과정에서서 잡음(noise)의 영향으로 원래의 정보가 변형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그에 반해 디지털은 처음부터 신호를 수치 개념으로 재구성하기 때문에 이런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불필요한 요소를 처음부터 제거함으로써 핵심적인 정보만 전달 할 수 있어 정보를 경제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단, 디지털의 효율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송수신자간에 정보 해석을 위한 사전 약속이 정해져야 하고, 이 원칙이 상호간에 지켜져야 한다는 점이다. 디지털의 세계에서 규약(protocol)과 표준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디지털 방식은 미디어 활용에 있어서 아날로그 방식과 비교해볼 때 다음과 같은 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첫째, 디지털 방식은 정보처리에서 신호의 왜곡과 상실을 거의 없앨 수 있다. 둘째, 정보의 디지털화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 전송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셋째, 동종, 이종 미디어 간의 융합을 통한 멀티미디어의 실현도 디지털화에 의해 가능해졌다.

또한 디지털 방식은 아날로그 방식과 비교해볼 때 다음과 같은 특징들도 가지고 있다. 첫째, 디지털 방식은 즉각적 접근 가능성을 제공한다. 둘째, 디지털 방식은 완전 복제성을 제공한다. 아날로그 방식에서도 복제는 가능하지만 복제를 반복할수록 원본의 품질을 유지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디지털 방식의 경우 원본과 복제본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복제가 가능하다. 셋째, 디지털 방식은 조작 가능성을 제공한다. 물리적 사물의 고정적 형태에 의존하는 아날로그 정보는 조작과 변환에 물리적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0과 1이라는 단일한 신호체계에 의해 통합된 디지털 미디어는 그 종류에 상관없이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사후 편집과 조작이 가능하다.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등 일상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디지털 세상으로 흡수, 통합돼가고 있는 현시대의 디지털 미디어는 미디어 이론가 맥루한이 말한 것처럼 ‘인간의 확장’으로서 더 정확하고, 더 편리하고, 더 값싸고, 더 빠르고, 더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향해 끊임없이 발전하여 궁극적으로 인간의 시공간에 대한 통제력을 극대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여기서 디지털 미디어의 남은 과제는 인간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어떻게 디지털적으로 소화할 것인가가 될 것이다.

2) 미디어의 의미

미디어(media)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하고, 이것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매체’라고 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미디어는 어떤 의미나 내용을 담아서 전달하는 그릇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미디어의 개념을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첫째, 메시지를 담아서 수용자들에게 보내는 용기를 의미하는데, 그 예로 신문, 잡지, 서적, 라디오, TV 등의 매체를 이야기할 수 있다. 둘째, 용기의 운반체인 음파, 전파, 광파 등 매질이나 테이프, CD, HDD와 같은 저장매체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 메시지를 전달하는 유통통로나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넷째, 최근에는 콘텐츠를 송수신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기기들 역시 미디어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미디어는 통속적 의미에서 신문사, 방송국 등의 언론기관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앞서 밝힌 것처럼 일반적으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용기로서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을 의미한다. 미디어의 범위를 더 확장하면 인지 매체로 청각, 시각을 들 수 있고, 표현 수단으로는 문자, 소리, 이미지/그래픽, 동영상을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의 개념을 이해함에 있어서 미디어의 범위는 내용(콘텐츠)을 전달하는 그릇으로서 ‘생성/처리(create) – 저장(store) – 전송(move) – 표현/사용(use)’이라는 콘텐츠 가치사슬 전체를 포괄하는 영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미디어는 크게 처리 미디어, 저장 미디어, 전송 미디어, 표현 미디어로 구별해 볼 수 있으며, 각각의 예를 들면 컴퓨터, 디램(DRAM) 메모리, 유선/무선 네트워크, 미디어기기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중들이 인식하는 디지털 미디어는 IPTV, DMB와 같은 기존의 신문, TV, 라디오와 같은 전통 미디어와 비교되는 신규 미디어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3) 디지털 미디어의 개념

디지털 미디어는 문자, 소리, 영상 등 서로 이질적인 정보들을 0과 1이라는 2진 디지털 신호에 의해 통합적으로 처리, 전송, 표현하는 미디어이다. 기술한 바와 같이 유사 개념인 뉴미디어는 1980년대 컴퓨터,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신문, 방송 등 기존 대중 매체와 다른 새로운 미디어로서, 케이블 방송에 대해 시기적으로 이전 미디어와 비교하기 위한 상대적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1990년대에는 뉴미디어라는 용어 대신 멀티미디어란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는 문자 외에 소리, 영상 등 두 개 이상의 미디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란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최근에 와서 굳이 디지털 미디어란 별개의 개념으로 구별하여 사용하는 이유는 기술한 바와 같이 생성 – 저장 – 전송 – 사용에 이르는 미디어 가치사슬 전체를 디지털이란 단일한 신호체계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완결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일부 디지털 미디어 연구자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구성하는 핵심적 디지털 기술로 디지털 압축기술 혁신과 고속 전송매체의 개발을 중요한 동인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한 특징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멀티미디어가 네트워크 환경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독립형 컴퓨팅 시대에 등장한 개념이고, 디지털 미디어는 그 이후 네트워크 접속을 중요한 특질로 하는 시대에 등장한 개념이란 점에서 상호연결성를 디지털 미디어의 차별적 속성으로 파악하는 것은 타당한 이해라고 판단된다.

4) 디지털 미디어의 특징

디지털 미디어의 특징은 크게 이동성/휴대성, 네트워크성, 상호작용성, 비동시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는 첫째, 이동성과 휴대성을 특징으로 삼는다. 여기서 말하는 이동성은 미디어 이용 환경 관점에서 본 특징으로서, 움직이고 있는 이동 환경에서의 미디어 이용뿐만 아니라 Wifi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같이 무선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미디어 이용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휴대성은 이동서의 부수적 속성으로서, 미디어기기 관점에서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둘째, 디지털 미디어는 상호연결성, 네트워크성을 특징으로 한다. 네트워크성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디지털 미디어와 사람들이 상호 공통의 네트워크 기반을 통해 연결돼 일대일, 일대다, 다대다의 다차원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호연결성의 특징에 의해 디지털 미디어는 개인들을 서로 연결시킴으로써 전자적으로 매개된 새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가상의 사회, 전자적 공동체를 생성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셋째, 디지털 미디어는 상호작용성을 특징으로 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상호작용성 특징은 기존의 수동적 수용자 개념을 능동적 이용자 개념으로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자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선별할 뿐만 아니라 피드백을 통해 메시지 내용 변화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인터넷 신문에서 이용자가 취재기자와 의견 교환을 하거나 기사에 대한 댓글을 다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넷째, 디지털 미디어는 비동시성이란 특징을 보유한다. 이 특징은 아날로그 미디어와 달리 미디어 소비가 더 이상 시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송신자와 수신자가 각각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고 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원하는 동영상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게 해주는 VOD(video on demand)와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도록 예약녹화 기능을 제공하는 PVR(pesonal video recorder)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비동시성이란 특징은 향후 미디어 소비자들의 ‘골라 보는’ 소비 습관을 더욱 활성화하여 기존 미디어 시장의 역학 관계를 뒤흔들 잠재적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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